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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함에 숨은 경고, 액상과당의 진짜 얼굴

 

요즘 마트에서 음료수 하나를 사려고 라벨을 들여다보면, 빠짐없이 보이는 성분이 있습니다. 바로 ‘고과당 옥수수 시럽(High Fructose Corn Syrup)’,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액상과당이죠. 설탕보다 싸고, 달고, 음식의 유통기한까지 늘려줘서 식품업계에서는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지만, 문제는 우리 몸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달달한 맛에 끌려 아무 생각 없이 마신 음료 한 캔, 혹시 액상과당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살펴본 적 있으신가요?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액상과당을 섭취하고 있는지, 그것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액상과당, 얼마나 섭취하고 있나요?

한국인의 하루 당류 섭취량은 WHO 권장 기준보다 많다는 조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20~40대에서 당류 과잉 섭취 비율이 높고, 그 중심엔 액상과당이 자리잡고 있죠.
대표적인 예가 탄산음료, 과일맛 음료, 에너지 드링크, 가공식품, 소스류입니다. 심지어 ‘헬스푸드’로 알려진 일부 요거트나 시리얼에도 액상과당이 포함되어 있기도 해요. 이렇게 매 끼니마다 조금씩, 혹은 간식처럼 가볍게 마시는 음료를 통해 우리는 매일 적지 않은 양의 액상과당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먹느냐보다 ‘지속적으로’ 섭취한다는 데 있습니다. 액상과당은 단기간에 체중 증가나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강을 서서히 해치는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액상과당이란?

액상과당은 주로 옥수수를 가공해서 만든 고과당 시럽으로, 설탕보다 더 단맛이 강하고 가격은 저렴한 특징을 가집니다.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가공음식 속에 들어 있으며, ‘설탕 대체재’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죠.
화학적으로는 과당이 포도당보다 더 많이 포함된 형태로, 이 과당은 간에서만 대사됩니다. 즉, 혈당 수치에는 직접 영향을 덜 주지만, 간에 부담을 주고 지방으로 쉽게 전환된다는 특징이 있어요.
이 때문에 일부 다이어터들이 “액상과당은 설탕보다 낫다”는 오해를 갖고 섭취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내장지방 축적과 대사증후군, 인슐린 저항성 유발 등에 더욱 관련이 깊습니다.

 

액상과당의 위험성

액상과당의 가장 큰 문제는 비만과 대사질환을 부추긴다는 점입니다. 과당은 포만감을 유도하는 렙틴 호르몬 분비를 방해하고, 뇌에 ‘배부르다’는 신호를 잘 보내지 못하게 해요. 결국 먹어도 배가 안 부르고, 더 먹게 되며, 지방으로 축적되는 구조가 됩니다.
또한, 장기간 섭취 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위험이 높아지며, 간 기능 저하, 인슐린 저항성, 고지혈증 등 복합적인 대사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특히 더 위험하죠.
무엇보다 무서운 점은 그 섭취가 너무 자연스럽고, 무의식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작은 습관이 모여, 오랜 시간에 걸쳐 건강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는 셈이죠.

 

액상과당 섭취를 줄이는 방법

첫걸음은 ‘성분표 읽기’ 습관화입니다. ‘과당’, ‘고과당 옥수수 시럽’, ‘콘 시럽’, ‘글루코스 프락토스 시럽’ 등의 단어가 보인다면 액상과당이 들어있다는 뜻이에요. 음료나 가공식품을 고를 때 이 문구가 적혀 있다면 하루 섭취량을 조절하는 계기로 삼아보세요.
둘째, 천연 식품 위주의 식단으로 전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집에서 직접 끓인 차나 물, 무가당 플레인 요거트, 제철 과일 등을 활용하면 달콤함은 유지하되, 인공 당류는 피할 수 있어요.
셋째, 입이 심심할 때 음료를 찾는 습관을 바꾸는 것도 좋습니다. 탄산수, 허브티, 레몬물 등을 활용하면 ‘마시는 습관’은 유지하면서 당류 섭취는 줄일 수 있어요.

 

결론

달콤함은 때때로 우리에게 위로를 줍니다. 하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액상과당의 위험성은 결코 달콤하지 않습니다. 특히 혈당, 체중, 간 건강에 민감한 분들이라면 액상과당은 가능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완벽하게 끊는 것이 어렵다면, ‘내가 지금 무엇을 먹고 마시는지’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건강한 선택은 아주 작은 습관의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음료 한 병, 잠깐 멈추고 라벨을 확인해보는 것, 그것이 내 몸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일 수 있습니다.